블로그 이미지
룩소르의 이시스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2013.11.13 16:47 드라마/상속자들

   지난 10회로 상속자들의 1막이 끝났습니다. 초반부의 느슨하고 산만한 전개에 살짝 불만도 가졌지만, 어느새 탄이와 은상이는 제 마음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사악, 격정, 섹시’를 표방하며 시작한 10대들의 사랑은 봄 햇살 마냥 싱그럽지가 않습니다. 탄이와 은상이의 이야기는 시리고 먹먹합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사람을 제대로 대할 줄 모르는 영도에게도 ‘사랑’이라는 물감이 그의 마음속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탄, 은상, 그리고 영도의 삼각관계도 2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리라 기대합니다.

그와 그녀의 만남......

  사랑하는 형으로부터 쫓겨나다시피한 탄이의 유학생활은 의미없는 나날들의 연속입니다. 동네 양아치와 그저 시시껄렁한 삶을 살아가던 탄이에게 어느 날 한 소녀가 눈에 들어옵니다. 언니에게 버림받는 그녀를 보면서 탄이는 아마도 자신과 그의 형 원이를 떠올랐는지도 모릅니다. 동질감에서 시작된 탄이의 마음은 은상이를 향한 풋풋한 사랑으로 변해갑니다. 비록 그녀가 ‘한 여름밤의 꿈’이라고 단정지어버렸지만, 탄이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말 못하는 엄마를 버리고 떠났을 정도로 도망치고 싶었던 그 현실로 은상이는 이내 적응합니다. 편하게 쉴 수 있는 그들만의 단칸방도 아닌 제국그룹의 한 조그마한 식모방에서 은상이는 엄마가 모시는 사모님의 와인 배달부가 됩니다. 그러나 기억조차 가물가물하지만 깨고 싶지 않았던 한 여름 밤의 꿈 속 주인공이 도련님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이름조차 묻지 않았던 것은 그 사람과 대등한 사람이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 도련님과 식모의 딸로 만나지 않아도 그녀가 감히 꿈꿀 수 없는 남자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은상이에게 탄이의 등장은 아름다움으로 채색했던 꿈을 이제 되새김조차 못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래서 은상이는 서럽게 서럽게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3년 만에 돌아온 집은 적적하고 서늘합니다. 엄마는 여전히 와인을 마시고, 사랑하는 형은 자신이 왔다는 이유로 집을 나가버립니다. 그 집에 은상이가 있다는 사실이 탄이는 너무 좋습니다. 은상이의 울음은 이해하지만, 탄이는 그녀를 매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그런데 저 지지배는 피하기만 하네요. 얄미운 은상이..... 너 죽었어!!!!

   고등학교 졸업 후의 취직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은상이는 제국고등학교로 전학을 갑니다. 어쩌면 졸업생들에게 유학의 기회가 제공된다는 그 달콤한 말에 혹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과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는 기회를 간절히 붙잡고픈 은상입니다.

그와 그녀의 용기......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할 것 같은 도련님도 그만의 아픔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만의 슬픔을 내재하고 있었습니다. 친엄마와 대외용 어머니가 따로 있고, 형으로부터 ‘서자’라는 비난과 미움을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그와 같은 부류의 약혼녀가 있습니다. 그런 탄이가 은상이에게 다가옵니다. “자신을 좋아해달라고...” 어리광부립니다. 생떼를 씁니다. 돌진탄입니다.

흔들립니다. 흔들리고 싶습니다.

말하고 싶습니다. 말하렵니다.

나도 너를 좋아한다고...

 

   그녀만 상처 입을게 뻔한 그 문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지 않은 은상입니다. 아니 걸어 들어가고 싶습니다. 용기를 내어 한 계단을 밟습니다. 이제 그의 이야기를 듣고픈 은상입니다.

   좋아한다는 외침과 ‘결과는 헤어짐’일 뿐이라는 그녀의 말이 탄이를 찌릅니다. 은상이의 두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탄입니다. 자신의 방문턱조차 넘어서는 것을 두려워했던 그녀가 세상의 모든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해주고픈 탄입니다. 그런 그의 고백이 믿음직하게 들리는 은상입니다.

 앞으로 은상이는 100명이상의 사람들에게 탄이랑 될 수 없는 이유들을 들을 것입니다. 탄이는 그 수많은 위협과 협박으로부터 은상이를 지킬 것입니다. 탄이가 뒤에서 은상이를 껴안은 백허그 신이 많은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요?

해피엔딩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것 또한 두 연인에게 또 다른 성장을 위한 거름이 될 테니깐 슬프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피엔딩을 믿고 싶습니다.

posted by 룩소르의 이시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3.03.10 21:13 드라마/후궁견환전

  76부작의 후궁견환전은 그 오프닝에서부터 강렬한 인상을 준다.

조례의 시작을 알리는 환관의 날카로운 채찍소리가 삭막해 보이는 자금성을 깨우면서 그 대장정의 시작을 알린다. 보보경심의 오기륭을 생각하면 실망 그 자체이지만, 옹정제 초상화와 닮아서 진건빈이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황제=미남 등식을 깨주셔서 보는 이로 하여금 환상을 불러일으키지 않아서 좋지만, 그래서 이 드라마가 더 무섭게 느껴지게 만든다. 비주얼 쇼크를 제외하면, 진건빈이 그리는 옹정제는 보보경심의 4황자 캐릭터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보보경심의 팬이라면, '약희가 죽고 난 뒤 4황자가 저렇게 살았구나' 라는 상상으로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후궁견환전의 옹정제 역시 첫 번째 적복진(정실부인) 순원황후(가상)를 잊지 못하고 평생을 그리워하기 때문에 보보경심의 팬들은 순원황후를 약희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스토리 몰입이 더 잘 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며 봤습니다. ㅠ.ㅠ) 그렇지만, 보보경심의 아류작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에 후궁견환전은 정말 잘 만들어진 드라마이다. 76부작이라는 분량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스토리 구성과 속도감, 배우들의 연기, 화면, OST, 의상 등이 잘 어울러져 스킵신공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쏟아 부은 내 시간들....)

 후궁견환전이라는 제목처럼 주인공인 견환을 제치고 나의 입방아에 올려진 옹정아저씨. 꽃다운 여인들이 야차로 되게끔 일조하신 옹정제. 그에 대한 것부터 시작해보자.

 

옹정제(배우 진건빈)

옹정은 후궁들 간의 암투를 통해 조정간의 세력균형을 유지, 불안정한 자신의 기반을 확고히 다져나간다. 바둑을 두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딱 그 역할이다. 완벽한 승리를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릴 줄 아는 인물로, 그 안배 또한 실로 치밀하다. 연갱요를 붙잡기 위해 견환의 부친 견원도를 이용한 것은 애교수준. 십 수년간 그를 섬겼던 화비의 임신을 황제가 되기 이전부터 원천봉쇄 시켰다는 점은 가히 놀라운 한 수였다. 원체 화비가 오만방자 캐릭터이긴 했지만, 화비의 오빠였던 연갱요를 등용과 함께 견제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속내를 십 수년간 숨겨왔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이런 사람 옆에 두면 위험합니다). 첫사랑 순원황후를 잊지 못하는 그는 전형적인 첫사랑 증후군 환자! 죽은 그녀에 대한 추억들이 시간과 함께 덧칠되어 그녀만이 그의 유일한 아내이자 순수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그의 집착은 그녈 닮은 견환을 통해 잠시 해소되는 듯하지만, 제 2의 사랑이 될 수 있었던 견환을 잃게 만들었다. 그는 끝까지 순원황후만이 자신의 유일한 아내라고 여기면서,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추억에 사로잡혀 여러 여자들을 고생시킨 나쁜 남자일 뿐이었다. 옹정에게 순원황후는 그의 감춰진 '순수성'을 의미한다.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상징할 뿐이다. 비록 그는 자신이 무엇을 그리워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옹정은 치밀할 뿐만 아니라 잔인하다. 가문의 뒷배가 없는 후궁들을 벌할 때 그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실행한다. 이러한 그의 잔인한 성품은 64부에서 하인에게 화가 난 안빈에게 옹정은 '부리는 몸종이 일을 못하더라도 소란을 피우지 마라! 그냥 조용히 처리하라' 대사에서도 나타난다. 옹정은 거의 화를 표하지 않는다. 황제로서 고함을 지르지 않아도 알아서 다들 기어주니깐 그럴 필요도 없겠지만, 그는 조용한 말투로 속내를 숨기고 끝없이 후궁들을 의심하고 시험한다. 이러한 성격에서 보자면, 그가 견환을 사랑한 것은 사실인 듯하다. 단지 그는 견환을 총애하는 여인이라는 단어 속에 자신의 마음을 가두었을 뿐이다. 그는 남편으로서 그를 사랑했던 견환 조차도 끊임없이 의심하고 시험함으로써 종국엔 그녈 잃는다. 
 

 옹정은 진실한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이다. 그러한 사랑을 경험할 수 있었던 순원황후를 일찍 잃었고, 이후에 만난 여자들의 경운 그가 애당초 마음을 닫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모친의 사랑을 받지 못하였고, 부부지정을 나누고자 했던 첫사랑 그녈 잃음으로써 그는 그 누구에게도 안식을 누리지 못했다. 그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타인을 믿지 못했기에 결국 배신을 당하는 인물이었다는 점이 안타깝다. 황제로서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은 변명일 뿐이다. 그러기에 그는 첫사랑 순원황후를 지나치게 그리워했다. 옹정이 그리워했던 것은 순원황후가 아니라, 그녀가 상징하는 순수, 신의, 부부지정이었음을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꽃다운 여인들을 무시무시한 야차로 변화시키는 데 일조한 나쁜 넘이다.
 

 

'드라마 > 후궁견환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사랑에 갇혀 살았던 남자, 옹정제  (0) 2013.03.10
posted by 룩소르의 이시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prev 1 next